독후감

새파란 돌봄 : 조기현

부실이 2025. 3. 28. 12:31

* 나는 아픈 아버지와 더부어 살아갈 수 있을까?

* 돌봄청년 커뮤니티 'N인분' 운영

 

* 아픈 아버지를 버리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아버지의 삶을 관리하는 수준에만 머물지 않으면서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12년째 질문 중.

신체적으로 노쇠해지고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있는 아버지가 '그래도 인간답게 살았으면 좋겠어!' 라고 해서 옆에서 도우려고 하면 결국 저는 하고 싶은 거 하나도 못하고 하고 싶은 거 하려면 아버지 존재를 배제하고 해야 한다. 

답을 찾기 위한 관점을 나누려고 한다.

 

* 왜 더불어 사는 건 불가능할까? 

20세 초여름, 응급실 전화 - 영캐어러의 돌봄의 위기 : 이혼한 한부모의 자녀로서 의료와 간병, 서류작성, 복지 신청 등의 어려움 - 6개얼의 치료 후에도 발병 전으로 되돌아가지 못하는 삶. 아버지는 환자 생활, 아들은 노동하면서 생활인의 삶. 모은 돈은 병원비로 쓰임 - 가족 돌봄 6년 후 치매 시작.

 

* 생계 담당, 가족 돌봄, 진로 이행, 9년간의 기록을 책으로 쓰기 시작.

7~8년 동안 누구에게도 이 경험을 말하지 않았다. 또래에게 이해받기가 쉽지 않았다. 생소함, 고립감, 어른들은 효자다 칭찬 - 내가 다 감당하라는 건가? - 왜 영캐어라라 같은 말은 없지? 나부터 솔직해지자. 돌봄을 하면 부끄러운 순간이 많다. 죄책감, 모멸감, 괴로운 기억들``` 이것을 솔직하게 얘기하는 뭔가가 있어야지만 사람들이 얘기하지 않을까.

가족이 아프고 돌본다는 사실이 약점처럼 보이는 사회. 이 장벽을 허물고 같이 얘기해보자고 해서 책을 쓰기 시작했다. 

책을 발표하자 나도 영캐어러였다고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동`청소년`청년 등 많은 영캐어러들이 있는데 세상이 보고 있지 않은건 아니었을까?

 

* 자조모임 : 생존자 발견 - 같은 경험을 가진 또래를 만나는 게 중요하구나.

정부에서 가족돌봄 지원대책 수립방안(2022년)을 만드는데 자조모임이 참고 자료(모델)가 되었다.

이 과정을 겪으면서 한 영캐어러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한 돌봄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쓸모가 있다고 느꼈어요!'

돌봄, 당연히 슬프고 어렵지. 어렵지만 고통 속에서 보람도 있었고 배움도 있었고

'내가 돌봄 안했으면 이걸 몰랐겠구나! 라는 긍정적인 요소를 발견하게 되었다. 

돌봄이 부담이나 피해가 아니라 어떻게 긍정적인 돌봄의 가치를 인식할 수 있을까? 라는 것도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 영캐어러의 어려움 1 : 경제적 문제

가장 필요한 지원은 생계지원 75%, 의료지원 74%, 생계`의료지원 이용 경험은 36%.

 

* 영캐어러의 어려움 2 : 돌봄 부담(간병, 가사)

평균 돌봄시간(주) 21`6시간, 희망돌봄시간(주) 14`3시간, +7`3시간이 초과

평균 돌봄 기간은 46`1개월 / 돌볼 활동 중 가장 큰 비중은 가사(68`6%)

가사노동에 큰 부담을 느낀다 34`4%(일반청년의 4배 이상)

 

* 영캐어러의 어려움 3 : 심리적 문제

삶이 불만족하다 22`2%(일반청년 10%의 2배) 

우울감 유병율 61`5%(일반청년의 8`5%의 7배 이상)

 

* 영캐어러의 어려움 4 : 진로 이행 문제

미래계획에 어려움 겪는다 37%(주돌봄자 46`8%)

장기돌봄, 주돌봄일수록 미래설계의 어려움이 높다.

 

* 어려움 유형별 외부 지원 및 서비스의 필요성

경제적 어려움 : 주거비. 돌봄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돌봄`간병 가사의 어려움 : 돌봄 자체 / 기초생활 해결

심리적 어려움 : 정신적 건강 관리 / 정신적 건강 문제

진로 이행의 어려움 : 취업`창업 활동 및 기회마련의 어려움. 문화`여가 활동 관련

 

* 영캐어러와 돌봄의 위기

. 인구 변화(저출생, 고령화) + 가족구조 변화(비혼, 만혼, 1인 가구 증가

영캐어러의 증가, 영캐어러의 문제는 미래를 대비하는 문제. 

. 돌봄은 우리 모두의 삶의 기반. 하지만 감춰진 돌봄, 보이지 않는 돌봄 있다.

→ 사적 영향으로, 여성들에게 계속 무급으로 수행하는 노동으로 상정됐다는 것이

돌봄을 저평가하는 근본적인 맥락으로 본다. 더 이상 수행할 여성이 없을 때 영캐어러라는 사례가 나타난다.

. 영캐어러 문제를 해결할 때 돌봄의 가치를 어떻게 재평가하고 인정하느냐를, 사회가 인정하느냐를 빼놓으면 안된다.

아동`청소년`청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건 돌봄의 문제다.

돌봄을 우리사회가 경제적인 활동과 동등한 가치로 평가한다면, 그래서 돌봄을 수행하는 것이 내가 피해 보는 게 아니라

내 경력이 된다면 어떨까.

잘 돌보고 잘 돌봄 받는 사회로 가는 길, 모두가 돌봄을 분담할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영캐어러도 잘 살 수 있는 사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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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희원 :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  돌봄

2022년을 기준으로 80~89세 인구(190만명)와 90세 이상 인구(28만명)에 발생한 뇌쇠와 질병, 장애를 돌보는 연령은 주로 50~59세(850만 명)와 60~69세(720만 명)다. 이 연령대 모두 대가족이 평균적 가족 형태이던 시절의 부모 자식 세대인데도 현재 간병과 관련된 돌봄 인력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60년 뒤를 그려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금의 20~29세 인구(670만 명)은 대부분 80대까지 생존할 것이고 이들이 공적, 상업적 돌봄서비스에 의지한다면 그 서비스를 물리적으로 제공할 핵심 연령층은 지금의 0~9세 인구(360만 명)가 된다. 그야말로 각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노인 장기요양보험 등에 기반한 공적 돌봄서비스가 현재 모습 그대로 유지된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 상업적 돌봄서비스

유복한 계층의 전유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상대적으로 젊어서 몸을 써서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줄어들 미래에는 돈을 내고 다른 사람의 신체기능과 인지기능을 사용하는 것, 즉  요양보호사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굉장한 사치가 된다는 의미다. 대규모 이민을 받아들이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서라도 근본적으로 인구 피라미드 구조를 바꾸는 방법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현재 20~40대가 믿고 의지할 것은 40~50년 후에도 잘 작동되는 스스로의 내재역량 밖에는 없다. 질병과 노쇠 대문에 돌봄이 필요해지는 기간을 되도록 단축하려면 젊을 때부터 4M 도메인의 상태를 건강하게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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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하준 : 경제학 레시피 13장 '고추'

 

* GDP가 무시하는 중요한 경제활동 : 무보수 돌봄 노동

가장 널리 쓰이는 경제 척도인 GDP(국내총생산)는 시장에서 교환되는 것만 포함한다.

이것의 문제는 극도의 자본주의적 관점을 기초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다른 다양한 가치관을 갖고 있기 때문에 뭔가가 사회에서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를 결정할 때 시장에서 어떤 가격에 거래가 되는지를 기준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는 관점이다.  시장활동만을 계산하는 관행은 경제활동의 엄청나게 큰 부분을 보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개도국에서 농업생산물의 큰 부분이 계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많은 농민이 자기가 기른 작물을 팔지 않고 일정량을 소비하는데 농산물 생산량에서 이 부분은 시장에서 교환되지 않으므로 GDP 통계에 포착되지 않는다.

 

돌봄노동 : 가정과 공동체에서 임금을 받지 않고 행해지는 노동

돌봄노동이 이런 식으로 시장에 기초해 생산량을 측정하면 부자 나라와 개도국 모두 GDP에 포함되지 않는다. 

아이를 낳아서 기르고 그들의 학습을 도와주고, 노인과 장애인을 돌보며, 음식을 만들고 청소와 빨래를 하고, 그에 더해 가정을 꾸려 나가는 일 말이다. 이런 활동을 시장 가격으로 환산하면 GDP의 30~40%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GDP에 전혀 포함되지 않고 있다.

 

모보수 돌봄노동을 담당하는 사람 중에는 여성이 큰 비율을 차지한다. 따라서 돌봄 노동을 경제 활동으로 계산하지 않으면 여성이 우리 경제 그리고 사회에 하는 공헌이 과소평가될 수밖에 없다. 여성이 집에서 감당하는 돌봄 노동의 양이 밖에서 남성 배우자가 하는 임금 노동의 양보다 더 많은 경우가 빈번함에도 집에 있는 여성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성차별적 편견이 강화된다.

 

돌봄노동이 저평가되는 문제는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못 받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성에게 물질적인 불이익을 가져오기까지 한다. 여성은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부터 병들고 나이 든 가족과 친척을 돌보는 일에 이르기까지 돌봄 노동을 더 많이 감당하기 때문에 남성보다 보수를 받는 일을 할 시간이 줄어든다. 그 결과 무보수 돌봄노동에 시간을 많이 할애한 여성일수록 노년 빈곤에 시달릴 확률이 높아진다.

 

* 돌봄노동에 대한 관점과 관행과 제도를 바꿔야 한다

1. 돌봄 노동이 그것이 무보수가 되었든 보수를 받고 하는 일이 되었든 인간 생존과 복지에 얼마나 중요하고 핵심적인 활동인지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뭔가의 가치가 시장에서 결정되어야 한다는 시각을 버려야 한다. 또한 돌봄 노동이 여성의 일이라는 생각과도 이별해야 한다.
2. 이러한 관점의 변화는 관행의 변화를 통해 현실에 적용이 되어야 한다. 남녀 임금 격차를 좁히고, 전통적으로 남성이 지배적이었던 직군에 여성이 더 접근하기 쉽게 만들고 인종차별과 싸우는 것 등이 몇 가지 예다.
3. 관점과 관행의 변화는 제도 변화를 통해 공고히 해야 한다. 무보수 돌봄 노동에 대한 인정과 인식 변화는 복지체제의 변화로 공식화되어야 한다. 양성 모두에게 유급 돌봄 휴가(어린이 양육하기, 노인 돌보기, 병든 친척과 친구 돌보기 등을 위한)를 더 길게 허용해야 하며, 집에서 풀타임으로 아이를 돌보는 부모나 보수를 받는 일을 하는 부모 모두에게 값싼 보육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연금 계산에 '돌봄 노동 크레디트'를 도입하거나 더 강화하는 것도 절실하다.

 

보수를 받는 돌봄 노동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최저 임금을 올리고, 이 부문의 노동 환경을 개선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더 광범위하게 돌봄 행위를 시장화하는 데 제한을 두고 신중한 규제 조치를 마련해서 소득과 상관없이 모두가 기본적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