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버블의 붕괴 원인으로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인한 주가 하락을 들 수 있다.
* M&A 감소로 인한 타격
사모펀드 버블로 힘을 얻는 M&A는 2006년과 2007년 사이 일어난 주식시장 버블의 주역이었으며, 기업에 의한 M&A 또한 빠르게 성장하며 주식시장에 큰 붐을 일으켰다.
시장조사업체 머저스탯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A&A 총액은 2004년 8230억 달러에서 2006년 1조3천억 달러로 소폭 하락했고. 2008년이 되면서 되면서 8230억 달러로 크게 하락했다.
2008년 부채를 기반으로 한 사모펀드 버블이 대출 규제로 타격을 입으면서 주식시장 하락과 신용 하락이 M&A에 본격적인 제동을 걸었다. 사모펀드보다 자금 면에서 저력을 갖추긴 했지만, 2008년 말 금융위기로 경기가 크게 침체하자 기업들은 M&A에 대한 의욕을 상실해버렸다. M&A의 거래 감소는 2006년과 2007년 정점을 기록한 주식시장 붐에 종지부를 찍었다.
고가의 M&A 거래 축소는 당분간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며, 계속해서 주식시장이 성장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 주택 건설의 침체와 하락
주택 건설과 관련된 서비스(특히 금융업) 및 구매(가전제품, 가구 등)는 미국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했다. 미국 선세스국의 발표에 의하면, 2006년 미국의 건설 소득만 해도 6천억 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서비스와 상품을 고려하면, 거의 1조 달러에 달했을 것이다.
하지만 부동안 경기가 침체되면서 주택 건설, 특히 단독 주택과 다가구 주택의 착공이 크게 감소하기 시작했다. 센서스국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신규 주택 착공은 2005년 215만 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09년 4월 기준 연간 49만4천 건씩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기존 단독주택의 매매건수도 함께 감소했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판매가 저조하다 해도, 건설업자는 과거의 모멘텀 때문에, 그리고 비싸게 매입한 토지를 처분하기 위해 계속해서 주택을 지을 수밖에 없다. 땅을 팔지 않을 경우 파산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땅 위에 지은 집을 분양하지 못하면 파산은 거의 숙명이나 다름없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몇 년 내에 대형주택 건설회사의 파산 소식이 속출할 것이다.
이처럼 미국경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업계의(70%가 넘는) 소득 감소는 경제 전반과 주식시장에 압력을 가한다. 이로 인해 단순히 건설 노동자만 실직하는 것이 아니라, 건설자재 공급자들도 일자리를 잃게 된다. 에어컨, 주방 가전에서부터 콘크리트, 페인트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러한 제품의 상당수가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큰 문제다.
게다가 주택비용의 2/3가 금융비용임을 잊지 마라. 이 말은 부동산과 관련된 금융 서비스 직종도 큰 타격을 입게 될 거라는 얘기다. 주택 건설업계의 붕괴는 이미 여러 측면에서 주식시장을 압박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 소비자 지출 감소
소비자 지출은 미국경제의 70%를 차지한다. 소비자 지출은 크게 주택가격 하락과 주가 하락이라는 두 가지 요인으로 타격을 입었다. 먼저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한 자산의 감소다.
2005년 유가가 오를 당시 조지 윌이 뉴스위크에 기고한 칼럼 : 유가가 상승하자 당시 언론에서는 그동안 모든 이들이 현실을 외면하고 침묵을 지켰다며 떠들어댔다. 그러나 조지 윌은 2조6천억 달러 규모의 주택 가치가 상승하면, 1천억 달러 수준의 유가 상승쯤이야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말했다. 우리는 그의 견해가 옳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그와 내용은 정반대지만 비슷한 관점의 이야기를 하려 한다. 주택 매매나 대출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금액은, 2005년 최고치인 1조 달러를 기준으로 했을 때 3년 만에 50%나 하락했다. 그리고 이는 미국인의 소비 심리를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곧바로 사람들이 지출을 줄인다고는 볼 수 없다. 주택가격 상승으로 발생한 모든 돈이 지출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며, 상당 부분을 다시 주택에 투자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사람들은 현재 살고 있는 집을 팔아 은퇴 후에 살 집을 사거나, 첫 보금자리를 팔아서 더 큰 집으로 옮긴다.
이는 주택 버블을 일으킨 요인이기도 하다. 주택의 가치를 높여서 사람들이 더 큰 주택을 구매하는 데 필요한 계약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주택가격 상승은 확신을 갖고 계약금을 지불할 수 있도록, 혹은 비싼 집을 구입할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 등을 통해 얻은 돈의 일부가 소비로 직결된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1990년대 말 주가가 한창 오르던 시절, 주식시장 붐으로 형성된 돈이 소비자 지출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논의가 뜨거웠다. 그때 그린스펀은 주식 상승으로 얻은 부가 소비에 영향을 미치기는 하겠지만, 집값 상승만큼 막대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거라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서는 번 돈을 곧바로 현금화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보통 주식시장에서 번 돈은 그대로 주식에 묻어둔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은 대부분 그 돈을 고스란히 지출한다. 그것도 아주 신속하게.
따라서 주택담보대출은 소비자 지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1990년대에 주택가격이 서서히 상승할 때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는데, 가파르게 상승할 때는 어느 정도였겠는가? 통계자료를 보면 캘리포니아에서 판매된 자동차 30%의 자금 출처가 주택담보대출이라고 한다. 정말 놀랍지 않은가!
누군가의 말처럼 주택담보대출은 사람들의 집을 대형 현금인출기로 만들어준다. 하지만 이제 신용카드의 한도액은 더 이상 늘어나지 않으며, 주택가격 하락으로 오히려 한도액이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캘리포니아나 플로리다와 같이 집값이 가파르게 하락하는 지역에서는 기존에 정해진 한도액마저 하향 조정되고 있다.
은행 역시 대출 기준이 되는 주택 가치를 저평가하고 있다. 한때 주택 가치의 백%에 달하는 금액을 대출해주던 은행이, 이제는 80%만 대출해주는 상황이다. 주택 가치의 하락은 소비자 재량지출에 더없이 큰 걸림돌이 될 것이며, 그 여파는 이미 곳곳에서 목격되기 시작했다.
주택 가치 하락으로 인한 자산 감소가 소비자 지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주식시장에서 발생한 자산 감소 역시 소비자 지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물론 주가 상승으로 얻은 이익이 주택 담보로 발생한 부만큼의 영향력을 갖지는 못하겠지만, 이 또한 만만치 않다.
주택 가치의 하락과 주가 하락, 가파르게 둔화하는 경기가 합쳐지면, 소비자들의 마음에는 작은 퍼펙트 스톰(더 없이 나쁜 상황)이 일어난다. 시장이 오랫동안 침체될수록, 퍼펙트 스톰의 규모는 점점 더 커지게 마련이다.
* 기업 투자 감소
사실 소비자 지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기업 투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가정 자체가 황당할지도 모르겠다. 경기 침체로 물건이 팔리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이 영업 향상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 쉽지 않다. 상무부 분석에 따르면 2009년 1분기 설비나 소프트웨어, 건설 등을 포함한 고정 자산에 대한 기업 투자는 2008년 4분기에 비해 38%나 하락했다고 한다.
이러한 지출 하락은 공구에서부터 정보통신기술, 건설 장비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품에 대한 구매 하락을 의미한다. 심지어 전에 없는 성장을 이룬 에너지 업계조차 지출을 줄이는 실정이다.
미국에서 가동 중인 석유 굴착장치의 수는, 2008년 말 정점을 찍은 후 2009년 70%나 감소했다. 정점에 달했을 때는 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의 굴착장치보다 두 배나 더 많은 수가 미국에서 가동될 정도였다. 새로운 에탄올 발전소는 사라졌고, 곳곳에서 설비 구입을 연기하고 있다. 게다가 산업용 자본재 수출은 일본, 중동, 서유럽 등의 경기 하락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이는 수출이 강세를 보이던 2008년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지점이다. 그런데도 많은 전문가들이 경제와 주식시장이 이제 바닥을 찍었으니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을 거라는 주장의 근거로 이를 언급한다.
한편 몇 년 안에 거의 중단될 기업 투자로 '상업용 빌딩 건축'을 들 수 있다. 이는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입힐 것이다. 2008년 일었던 상업용 빌딩 붐은 주식시장 침체로 인한 경기 불황에 조금이나마 활기를 불어넣어주었다. 큰 효과는 없었다.
2008년 워싱턴의 모습 : 야구장, 호텔, 오피스빌딩, 공연장, 쇼핑몰은 물론, 대규모 콘도 등 온갖 프로젝트 덕분에 건설용 크레인이 워싱턴 하늘을 가득 메웠다. 교외이 상황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 상점, 식당, 콘도, 호텔, 사무실, 학교, 교회, 도로 등 대규모 공사가 한창이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크레인이 모습을 감출 것이다. 도시와 교외에서 이뤄진 상업용 건설은 거의 전면 중단될 것이다. 재정 문제와 수요 부족으로 상업용 건물 신축 프로젝트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정부가 주관하는 도로, 학교, 사무실 등의 공사는 지속되겠지만, 그중에서도 지방 정부는 주택가격 하락이 초래한 예산 문제로 공사를 시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방 정부와 달리 지방 정부의 저금리 대출 한도액은 무한대가 아니다.
그 밖의 지역도 마찬가지다. 곳곳에 이미 사무실, 콘도, 상점, 호텔, 식당이 들어선 상태다. 수요는 감소하고 있는데 공급만 크게 증가한 것이다. 다수의 개발업자들은 더 이상 건물을 짓지 않을 테고, 잠재 구매자들도 재정 문제로 구매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결국 건설 프로젝트는 손실을 기록할 테고, 채권자들은 더욱 신중한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상업용 모기지 담보물 시장도 하락하고 있다. 이는 주거용 모기지 담보물 시장만큼 거대하지는 않지만, 시장 조사업체인 딜로직의 발표에 따르면 2007년 상업용 모기지 시장의 규모는 2천억 달러 이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2008년 시장이 하락하면서 2009년의 상업용 모기지 담보물 판매 실적은 1백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상업용 부동산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으며, 워싱턴의 상업 부동산 거래는 절반 이상 감소했다. 상업용 건설이 안고 있는 이러한 문제는 그동안 호텔, 쇼핑센터, 식당 건설 등을 통해 창출된 일자리를 모두 없앨 것이다.
* 국부펀드가 주식시장을 회복시킬 것인가?
디커플링 : 일정 국가의 경제가 인접한 다른 국가나 보편적인 세계경제의 흐름과는 달리 독자적인 흐름을 보이는 현상.
중국경제가 성장한 원동력이 미국경제가 아니기 때문에 중국이 미국경제의 회보을 도울 수 있다는 개념을 말할 때 도입하는 논리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주식 분석가와 경제학자들이 시장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격려하는 데 얼마나 혈안이 돼 있는지를 말하기 위해서다. 이들도 이러한 개념을 믿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순식간에 잊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격려성 멘트가 끝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이다. 더 많은 격려성 멘트가 등장할 것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중에서도 단기 트렌드를 토대로 긍정적인 장기 트렌드를 운운하는 것은 가장 전형적인 수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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