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과 금융기관은 어떻게 그토록 많은 부실채권을 발행할 수 있었을까? 다음에 나열한 것들은 민간부채, 더 나아가 민간부채 버블을 야기할 주요 요인들이다. 주택 버블이나 주식 버블과 마찬가지로 민간부채 버블은 2단계에 걸쳐 붕괴할 것이다. 1단계(버블퀘이크)에서는 아래에 언급한 부실채권이 약화될 것이고, 2단계(애프터쇼크)에서는 좋은 채권마저 부실해질 것이다.
* 혁신적인 주택 모기지
아직은 그나마 알트에이 대출, 옵션 ARMS 대출 등 혁신적인 주택 모기지 상품이 조금은 남아 있다. 하지만 이들은 수 년 안에 심각한 어려움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
사람들이 느끼는 경기 침체의 심각성과 인플레이션으로 기준 금리가 상승하면, 그 동안은 별 다른 문제가 없었던 변동금리 상품의 기준 금리도 인상될 것이다. 상당수의 모기지가 언더워터의 상태, 즉 대출금이 집값보다 높은 상태로 전락하는 것이다. 결국 우량 대출 또한 실업률 증가와 주택 가치 하락 때문에 빠르게 부실채권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모기지 시장에서 악성 자산이 더욱더 악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대출의 담보가 될 주택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한, 은행의 손실은 계속적으로 늘어날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해결할 수 없는 악순환에 빠져들 것이다.
* 상업용 부동산 가치 하락
이는 2011년에 등장할 대형 부채 중 하나다.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는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소매업 경기가 급격히 하락하는 상황에서 쇼핑센터의 가치가 하락할 것은 명백한 사실 아닌가?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상업용 빌딩은 과잉 공급되고 있다. 더욱이 지난 몇 년 동안 상업용 빌딩과 상가의 가격에는 버블이 형성되어 있었다. 이는 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뮤추얼펀드인 리츠로 인래 대규모 현금이 유입되었기 때문이다. 그 배경에는 리먼 브러더스 같은 금융 기관이나 보허회사들이 존재했다.
그나마 일부는 저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었지만, 오는 2011년이면 그 혜택도 사라진다. 빠르게 하락하는 부동산 가격 때문에 주택과 마찬가지로 언더워터 상태가 될 것이다. 워싱턴, 뉴욕, 로스엔젤레스 등 주요 도시에 위치한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는 30% 혹은 그 이상 하락했다. 게다가 상가와 상업용 빌딩, 호텔 등은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하락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객실당 소득은 15% 줄어들었고, 앞으로도 하락은 계속될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공급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호텔에만 객실 10만 여개가 신축되었다.
이 모든 것이 상업용 대출의 언더워터 파동을 예고하고 있다. 더욱이 상당수가 단기 대출로 만기를 앞둔 상황이다. 제때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도 퍼펙트 스톰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은 담보의 가치를 계속 낮추려 들 것이고, 결국 민간부채 버블은 더욱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상업용 부동산 부실 대출은 은행이 신축에 대한 대출을 승인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다. 문제는 대출을 승인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다. 문제는 대출을 승인하지 않는 은행이 아니라, 건물을 너무 많이 짓고, 그 가격을 높게 책정한 사람들이 아닌가.
* 신용카드 부채
민간부채 버블을 주도한 동인 중 하나로 신용카드 풍년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수십억 개의 신용카드 가입 신청서가 거의 모든 사람에게 발송되었다. 죄수는 물론 심지어 이미 사망한 사람에게도 우편물이 발송되었는데, 우리 작가 3명 모두 이러한 사건을 직접 목격한 적이 있을 정도다.
제대로 된 소득이 없는 사람들조차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상황에서 카드 회사가 수많은 부실 대출을 떠안고 있는 것은 조금도 놀랍지 않은 일이다. 카드회사 또한 이러한 위험성을 예측하고 높은 금리를 적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 같다. 하긴 모두 마찬가지였으니까. 지난 30년 동안 아무렇지도 않았던 경제가 이제 와서 나빠질 이유가 있겠는가? 하지만 많은 이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경기 침체와 함께 신용카드 대출 또한 끝없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신용카드 회사의 전형적인 규칙 중에 '채무불이행과 실업률이 함께 움직인다'는 내용이 있다. 실업률이 낮으면 채무불이행률은 낮아지고, 실업률이 10%로 뛰어오르면, 채무불이해율은 10% 이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카드 대금을 결제하지 않는다고 해서 집이나 자동차를 빼앗아가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당장 쓸 돈이 없는 사람들이 카드 대금을 갚을 이유가 무엇인가. 게다가 주요 신용카드 회사의 카드 사용자 중 30% 정도는 서브프라임 등급(최고 다음 등급,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에 해당한다. 경기가 계속 악화되는 상황에서 이는 엄청난 위험을 의미한다. 결국 그 위험은 부실채권과 은행 손실로 이어질 것이다. 그중에서도 미국 신용카드계의 큰손으로 꼽히는 뱅크 오브 아메리카, 시티은행 등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 부실 기업 대출* 부실 기업 대출
은행은 소비자뿐 아니라 기업에도 너그럽게 대출을 승인해주었다. 그리고 이는 어마어마한 민간부채 버블의 일부가 되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경제가 결코 나빠지지 않을 거라고 안심하던 시절, 기업에 돈을 빌려준들 무슨 문제가 있었겠는가.
무론 버블 경제가 좋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재량지출 버블을 비롯한 버블이 붕괴하기 시작하면 상황은 180도 돌변한다. 한때 잘나가던 기업도 매출이 하락하고, 수익은 감소한다. 벌써부터 대출금 상환에 애를 먹는 기업, 이미 문을 닫는 기업들이 많다. 건설회사 등 주택 버블과 관련된 기업은 미국 전역 소규모 은행들의 큰 골칫거리로 자리 잡았다. 버블 형성기에 빌려준 거액의 돈이 문제가 된 것이다. 다수의 대기업은 민간부채 버블이 형성되는 동안 빌린 돈으로 투기에 나섰다. 일부는 바이아웃을 위해 사용했고, 일부는 쉽게 돈을 벌기 위해 저금리 대출을 이용했다. 경기가 좋고, 금리가 낮을 때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S&P 500'을 기준을 했을 때 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대출 비율이 역사상 가장 높은 시대다. 경기가 추락하는 상황에서는 문제없는 대출마저 부실 대출로 전락할 위험이 높다. 많은 버블이 순식간에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 있다는 얘기다.
* 정부의 구제금융이 해결책이 될 수는 없을까?
앞에서 언급한 모든 부채에 대해 정부가 구제금융을 실시하면 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민간부채 버블 붕괴까지 막을 수 있을까? 곳곳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데,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손실을 흡수하는 것뿐이다. 정부가 모기지 시장, 상업용 부동산 시장 등의 손실을 어느 정도 감당할 수는 있겠지만, 손실이 너무 커지면 정부도 이미 10조 달러의 부채를 짊어지고 있기 때문에 장담할 수 없다.
또한 정부에게 돈을 빌려주는 이들도 미국 정부의 신용을 염려하며 한도를 낮추기 시작할 것이다. 일반 은행이 채무자의 신용도를 따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어쨌든 은행의 부실채권으로 미국 정부는 기존 10조 달러의 부채에 새로운 부채를 추가하고 있다. 달러 버블이 붕괴하면 정부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것이고, 결국 정부부채 버블은 붕괴할 수밖에 없다.
'경제 상식 : 100'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공황의 습격(1998년) : 송희식 (0) | 2022.10.21 |
---|---|
애프터쇼크 : 재량지출 버블 붕괴 동인 (0) | 2022.10.21 |
애프터쇼크 : 주식시장 버블 붕괴 동인 (0) | 2022.10.20 |
애프터쇼크 : 부동산 버블 붕괴 동인 (0) | 2022.1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