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공부

화양연화 : 소수박물관(2024. 5. 5)

부실이 2024. 5. 20. 23:29

* 소수(紹修)박물관 : 성리학을 주제로 선비문화를 조명한 유교 전문박물관

고대부터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지배한 민족의 정신문화, 유교 영주 소수박물관은 유교(성리학)와 관련된 전통문화 유산을 체계화하고,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으로서 유교의 이상을 간직한 소수서원에서 보관하던 일체의 유물을 보관하고 전시하며 민족정신의 뿌리를 찾아가는 공간이다또한 서원과 유교를 주제로 영주의 귀중한 유물과 유적을 체계적으로 보존`전시함으로써 지역 문화의 활성화와 생동감 있는 역사 체험 공간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현재 박물관 상설전시실은 리모델링 중으로 8월에 재개관 예정이다.

 

* 2024 소수박물관 특별기획전 : 화양연화 - 꽃처럼 아름다운 시절

            2024. 5. 4 ~ 2024. 12. 31

 

* 전시를 열며

혼인의 절차나 형식은 조금 차이가 있겠지만, 예나 지금이나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새로운 인연을 맺고 혼인하여 가정을 꾸리고, 서로에 대한 신뢰와 사랑 속에서 새 생명이 태어나는 것은 그리 많이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태어난 아이는 온 집안의 사랑을 독차지하여 여기저기 웃음꽃이 활짝 피어나게 합니다. 물론 늘 좋은 날만 가득한 것은 아니겠지만, 아이가 태어나 별 탈 없이 성장하여 어엿한 성인이 되기까지 너무나 많은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생겨날 것입니다. 우리네의 인생살이에서 참으로 '꽃보다 더 아름다운 시간' 일 것입니다.

이번 전시 [화양연화 - 꽃처럼 아름다운 시절]은 혼인하여 아이가 태어나고, 또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유물로 자연스럽게 풀어나가 관람객들이 '꽃처럼 아름다운 시절'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되었습니다.

 

전시의 1'혼인, 새로운 인연을 맺다' 에서는 혼례에 관한 이야기를, 2'성장, 어른이 되다'는 새 생명인 아이가 태어나고, 또 아이가 성장하여 어른이 되었음을 알리는 관례까지의 이야기를 구성하였습니다.

관람객들이 편안하게 유물을 감상하며 '나의 꽃처럼 아름다운 시절'을 음미하고 즐기며, 혼인과 가정, 성인이 된다는 것의 의미에 관해 한 번쯤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 1부 혼인, 새로운 인연을 맺다

혼인은 인계라고도 부른다. 조선시대의 혼인은 두 사람의 결합이 아니라 양가 사돈 두 집안의 결합이었다. 전혀 다른 범주의 두 집안이 새로운 인연을 맺는 관계로 나아가는 일이었으므로, 실례가 생기지 않도록 매우 신중하고 주의 깊은 배려가 오갔다.

혼인할 때 행해지는 모든 의례를 혼례라 한다. 예서에는 혼례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남자의 양기와 여자의 음기가 만나 부부가 되는 일이므로 낮과 밤이 교차하여 어둠이 드는 저녁()으로 때를 정하였기 때문이다.

: 신부 : 겹원삼 / 비녀 / 함과 혼인 예물 / 전안상 / 활옷 / 명주 겹저고리 / 명주 홑치마 / 쪽두리와 도투락댕기 / 자수베개

: 신랑 : 혼례용 단령 / 각대 / 사모 / 탕건 / 망건 / 망건통 / 화조도 8폭 병풍

 

* 혼례의 절차

. 의혼 : 혼사를 의논하다

. 납채 : 신랑 집에서 청혼하고 신부 집에서 혼인을 허락하다

. 납폐 : 신부 집에 예물을 들이다

. 친영 : 신랑이 친히 신부를 맞이하여 오다

 

* 2부 : 성장, 어른이 되다

유교에서는 조상의 생명이 후손의 몸을 통하여 대대로 이어진다고 믿었다. 자식을 두어야 조상의 제사도 지속될 수 있었던 것으로, 자식을 못 낳는다는 것은 조상 대대로 물려온 생명을 단절하는 불효이자 죄악으로 규정하였다.

애지중지 기른 아이는 15세에서 20세 사이에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어른이 되었다는 의미로 관례와 혼례를 치르고 새롭게 탄생하는 가족의 중심이 된다. 이로써 어엿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 배냇저고리 / 남아 겹저고리 / 서안 / 관례고정 책판 / 심의 / 흑혜 / / 복건 / 관례홀기(14)

 

* 답사 후기

소수서원 옆으로 소수박물관이 있다. 소수서원에서 보관하던 유물을 박물관에 전시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눈으로 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지금은 리모델링 공사 중이고 8월 하순에 재개관 예정이다. 기획전시실에서는 54일부터 12월까지 특별기획전 '화양연화'가 전시되고 있다.

전시의 기획 의도는 부제목처럼 '꽃처럼 아름다운 시절' 즉 젊은 날 혼인과 아기를 키우는 재미를 화양연화라고 이름 붙였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육아를 고된 노동으로 규정하는데 바꿔말하면 농경사회에서 육아는 상대적으로 덜 고된 노동이기도 하였다. 가사노동의 강도 또한 지금과 비교 불가였고 논밭의 농사일은 지금으로 말하자면 3d 업종에 해당될 정도의 엄청난 노동력이 필요하다.

 

화양연화.

나이든 사람으로서 느낌은 어쩌면 살아가는 곳곳에서 꽃처럼 아름다운 찰나들을 만날 수 있겠구나! 이다. 같이 늙어가는 남편과 박물관에 들러 해설사의 설명을 듣는 것도 찰나 같은 시간을 꿀맛 나는 기억으로 저장하는 것이다. 또한 나이 들어가면서 더욱 각인하고 싶은 덕목들을 기도의 제목으로 삼아서 묵상하는 것이다. 나눔, 소통, 인생의 8부능선, 반성, 용서```

젊은 사람에게 화양연화는 꽃처럼 아름다운 시절이 몸으로, 행동으로 외양으로 드러난다면

나이 들어가는 사람에게 화양연화는 내면에서 조용하게 흔들리는 촛불과 마주하는 시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