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23

칼리의 프랑스학교 이야기

* 목수정 한국과 프랑스의 경계에 서서 글을 쓰고 있는 작가, 번역가다. 이 책은 한국에서 대학까지의 교육과 사회생활을 경험한 저자가 프랑스에서 프랑스 남자와 함께 낳은 아이를 키우고 학교에 보내며 경험하고 관찰한 바를 기록한 이야기다. 딸 칼리의 출생을 시작으로,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에서의 디테일한 일상을 담았으며, 이후 아이가 성장하여 다니게 될 고등학교와 바칼로레아 시험에 대한 이야기들은 인터뷰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경쟁을 최소화하고, 문학적 소양과 생각하는 힘을 가진, 공화국의 깨어 있는 시민으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프랑스 교육의 현주소를 찬찬히 펼쳐낸다. [저서] [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이성의 사랑학, 월경독서, 파리의 생활 좌파들, {당신에게, 파리), 아무도 무릎 ..

독후감 2022.10.19

한국인은 왜 이렇게 먹을까

* 식사 방식으로 본 한국 음식문화사 * 주영하 음식을 문화와 인문학, 역사학의 시선으로 해석하고 연구하는 음식인문학자. 마산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에서 역사학을,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을 공부. 1998년 중국 중앙민족대학교 대학원 민족학·사회학 대학에서 [중국 사천성 량산 이족의 전통 칠기 연구]로 민족학(문화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 프롤로그 엘리아스는 상층부 계층에서 형성된 유럽식 식사 예법이 하층민에게까지 퍼지는 현상을 ‘문명화 과정’이라고 불렀다. 또한 오늘날 서양인들의 테이블 에티켓은 개인의 감정을 사회적으로 통제하는 문명화 과정에서 생겨난 결과물이라고 보았다. 즉, 손으로 집어먹는 행위가 다른 사람에게 수치심을 준다는 인식이 귀족들 사이에서 퍼지면서 포크를 사용하게 되었다는 것..

독후감 2022.04.25

선량한 차별주의자 : 김지혜

* 김지혜 강릉원주대학교 다문화학과에서 소수자, 인권, 차별에 관해 가르치고 연구한다. 이주민, 성소수자, 아동·청소년, 홈리스 등 다양한 소수자 관련 현안에 관심을 가지고 현장과 밀접한 연구를 통해 사회에 구체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법·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한다. 사회복지와 법을 공부하고 서울특별시립아동상담치료센터, 헌법재판소 등 기관에서 일했다. * 프롤로그 : 당신은 차별이 보이나요? 결정장애.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우물쭈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너무 많이 고민하는 나의 부족함을 꼬집는 간명한 말 같았다. 나 스스로를 비하하는 의미를 담아 많은 대화에서 수없이 사용했다. ‘그런데 왜 결정장애란 말을 쓰셨어요?’ 나의 잘못을, 더 정확하게는 혐오표현을 ..

독후감 2022.03.14

식사 : 빵, 포도주, 치즈, 홍차, 커피, 초콜릿

* 2장 서양의 주식, 빵의 역사 기원전 3천 년 경, 우르크인은 빵을 먹는 것을 야만과 문명을 나누는 기준으로 생각했다. 이런 인식은 그들이 만든 인류 최초의 서사시인 [길가메시 서사시]에 나타나 있다. 이 서사시에서 주인공 엔키두는 원래 야만인이었다. 그는 이 서사시의 또 다른 주인공인 길가메시가 오만해져 신들에게 도전하고, 신들이 정한 세계를 어지럽히자 신들이 길가메시를 혼내라고 보낸 괴물이었다. 엔키두는 처음에는 짐승처럼 긴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들판을 돌아다니면서 풀을 뜯어먹고 살았다. 길가에서는 그가 초인적인 힘을 가졌음을 알고, 그를 문명화시켜 친구로 삼으려고 했다. 그리하여 여인을 시켜 그를 유혹한 후, 그에게 빵과 포도주를 먹게 했다. 엔키두는 여인의 권유로 빵과 포도주를 먹은 후 문명인이..

독후감 2022.02.02

식사 : 육식 - 인류 진화의 열쇠, 불에 익힌 고기

1장 육식 : 육식이 인류 역사에 끼친 영향 * 인간, 육식을 통해 진화하다 약 5백만 년 전 아프리카 탄자니아 지역에 인간이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다. 최초의 인간은 침팬지처럼 잡식성 동물이었지만, 초식 동물로 분류해도 좋을만큼 식물성 음식을 많이 먹었다. 영장류는 등장 초기에는 덩치가 매우 작았고, 나무 위에 살면서 거의 전적으로 초식으로 연명했다. 그 후 꾸준한 진화의 결과 영장류 가운데 약간의 육식을 겸하는 종들이 생겨났지만, 오늘날에도 대부분의 영장류에게 육식은 간식에 지나지 않을 만큼 비중이 작다. 거의 모든 영장류는 간식을 정말 좋아한다. 영장류는 원숭이라고 부르는 여러 종류의 동물을 통칭하는데, 원숭이는 대개 나뭇잎이나 열매를 먹는다. 나뭇잎이나 열매에는 온갖 애벌레나 곤충이 들어 있게 마련..

독후감 2022.02.02

식사 (서문): 정기문

* 생존에서 쾌락으로 이어진 음식의 연대기 * 정기문 서울대학교에서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서양사학과에서 로마사 연구로 박사 학위 받았다. 지금은 군산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친다. 역사학자로서 ‘역사를 이끈 주요한 요소들은 무엇일까’라는 문제의식을 늘 품고 있다. 청년시절에는 역사의 진정한 동력이 농업 생산이라고 생각하여 토지 제도, 세금 징수 방식, 작물의 종류와 생산 방식 등 농업에 관한 다양한 책과 논문을 많이 읽었다. 그러나 생산된 작물을 요리하여 섭취하는 것이 세계사를 어떻게 좌우해왔는지에 대한 연구가 많지 않아서 아쉬움을 느꼈다. 박사과정 때 음식의 의미를 역사학적 관점에서 심도 있게 그려낸 브로델의 명저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를 읽고, 그와 같이 빵, 밥, 차, 커피, 포..

독후감 2022.01.28

우리 몸이 세계라면 : 5장 질문되어야 하는 것들

5장 시작 : 질문되어야 하는 것들 과학에서는 무엇보다 좋은 질문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잘못된 질문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좋은 답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 역시 중요합니다. 합리적 사유에 따른 검증 가능한 절차만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역사 속에서 과학자들이 ‘효율적인’ 연구를 위해 사회적 약자를 착취하고도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발견합니다. 자신이 가진 기득권과 연구 과정의 윤리성에 대해 질문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론과 성과만을 주목하는 세상에서 ‘쓸모없는’ 질문으로 시작해 과학적 사유의 토양을 다진 그리스의 성취와, 자신의 권력에 질문하지 않았던 과학자들이 남긴 한 비극적인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쓸모없는’ 질문에서 시작된..

독후감 2022.01.23

우리 몸이 세계라면 : 4장 죽음의 한가운데 있는 삶

* 김승섭 연세대 의과대학 졸업. 2016년과 2017년 고려대학교 최우수 강의상인 석탑강의상. 2018년 최우수 연구사인 석탑연구상을 수상. 천안소년교도소에서 공중보건의사로 일한 이후, 재소자 인권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구금시설 건강권 실태조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사회역학자로서, 차별경험과 고용불안 같은 사회적 요인이 비정규직 노동자나 성소수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의 건강을 어떻게 해치는지를 주로 연구하고 있다. 2014년 : 인턴·레지던트 근무환경 연구 2015년 :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건강 연구, 국가인권위원회의 ‘소방공무원의 인권상황 실태조사 2016년 : 한국 성인 동성애자·양성애자 건강 연구, 세월호 특조위의 ‘단원고 학생 생존자 및 가족 대상 실태조사 연구 2017년 :..

독후감 2022.01.23

암병동

지은이 :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읽은 때 : 2000년 * 솔제니친의 생애(1918-2008) : 1970년 노벨문학상 수상. 그는 러시아 고전문학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20세기 러시아 문학의 금자탑을 이룩한 대표적인 작가인 동시에 소비에트공산체제가 문학에 가한 온갖 탄압 속에서도 양심의 등불을 밝혔던 작가이다. 수많은 역경 - 당의 창작 간섭·검열·유형·투옥·추방 등 실제의 자기 경험을 통해서 더욱 사랑하는 조국 러시아와 그 땅에 생존하는 같은 시대 사람들의 수난을 주제로 하는 작품을 써왔던 것이다. 솔제니친 자신이 작가의 임무에 대해서 ‘정신과 양심의 신비, 삶과 죽음의 충돌, 영혼의 불멸 영혼의 불안에 대한 승리를 보편적이고 영원한 주제로 취급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듯이 조국의 불행한 운명과 비극, 모..

독후감 2021.02.19

생의 한 가운데 : 루이제 린저

지은이 : 루이제 린저 읽은 때 : 2009년 * 루이제 린저(1911-2002년) 1911년 독일 바이에른에서 태어난 루이제 린저는 뮌헨대학에서 심리학과 교육학을 전공한 뒤 한때 교편을 잡기도 했다. 1940년 를 발표하며 문단에 나왔다. 1944년 나치즘에 반대하다 투옥되었고 이때의 체험을 살려 로 펴냈다. 평생 정치 사회적인 문제에 적극 개입하며 다양한 저술활동을 했고 작곡가 윤이상과의 대담집 을 펴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슈켈레 문학상(1952), 하인리히 만 상(1987), 엘리자베트 랑게서 문학상(1988) 등을 수상했다. * 작품 해설 니나의 삶을 통해, 암담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삶을 꿋꿋이 영위해 가는 여성의 전형을 제시함으로써 작가 루이제 린저는 전후 독일문단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니..

독후감 2020.12.11